어렸을 때부터 난 공을 싫어했다.
초등학교 시절, 단체로 축구를 하게 되면 못 한다고 비아냥만 들었었다.
복도를 지나가다가 눈먼 공에 맞아, 안경이 부서졌던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체육 시간을 자유롭게 써도 된다고 해서 영어 공부를 했을 뿐인데, 모르는 애들이 의도적으로 공을 맞혔던 적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운동과도 거리가 멀어졌었다.
그런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 딱 두 가지가 있었다.
달리기와 자전거.
군대 시절 동안, 나는 한 번도 3km 구보를 빠지지 않았다.
갑갑한 부대 안을 벗어나, 흙과 아스팔트를 밟으며 강물과 초목의 냄새를 맡는 시간.
달리고 있는 그 순간 동안, 나는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전역 후 복학해서 코로나 시기를 겪는 동안, 내 몸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었다.
외출하는 것조차 큰 저항이 일어났던 시기였기에, 식비도 아낄 겸 나의 주식은 라면이 되었었다.
강의들은 모두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나가야 할 이유도 많지 않게 되었다.
점차, 살이 찌고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군대에 갓 입대했을 때와 비교해봐도 40kg이나 체중이 불어나 있었다.
코로나라는 외부 환경이 최악의 건강 습관을 형성했던 것이다.
뭐라도 운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립식 덤벨을 구매했었다.
곧바로 각 덤벨을 10kg으로 맞추고, 매일매일 운동을 하기로 했었다.
‘군대에 있었을 때도 13kg은 여유롭게 들었으니, 이 정도면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근육이 빠지고 지방이 늘어버린 몸에게 20kg의 덤벨 무게는 너무나도 가혹했었다.
‘강의에 지장을 주니, 운동은 여유가 생길 때 다시 하자.’
첫 감량은 그런 식으로 실패하게 됐었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30kg을 감량했다.
군데군데에 근육이 붙기 시작했고, 몸도 상당히 날렵해졌다.
나의 아토믹 해빗은 자전거와 팔굽혀펴기였다.
군대를 갓 전역했던 직후에, 나는 사정상 대학을 휴학하고 아버지 가게에서 일을 돕게 됐었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 같았던 나날에서 도망치기 위해, 마음에 드는 장갑을 주문하고 낡은 자전거를 정비했었다.
자정에 가게를 닫으면 곧바로 자전거를 나갔었다. 항상 돌아오는 길에 놓인 대교의 중간에 멈춰서, 강을 바라보며 담배를 한 대 피우곤 했었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자전거는 나에게 새 자유를 가져다 주었다.
‘그때 그렇게 달리던 건 참 기분 좋았었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완전히 망가진 자전거를 대신해 새로운 자전거를 구입했다.
자전거 타는 습관을 되찾기 위해, 나는 환경을 재구성해본 적이 있다.
거창하진 않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던 그 장갑을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뒀을 뿐이었다.
자전거를 다시 타기 시작하면서, 무산소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기에 ‘습관 쌓기’의 일환으로 팔굽혀펴기를 곁들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 한 개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1%씩 성장하기로 했으니까.
5회, 7회, 10회를 넘어서, 이제는 한 세트에 20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덤벨을 사용한 무산소 운동들을 10종류 이상 해낼 수도 있다.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하게 되니 이뤄낸 결실이라고 볼 수 있겠다.
최근은 조금 난항을 겪고 있다.
게임개발 초격차캠프에 관한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글을 써본 적은 몇 번 있었지만, 개발을 공부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기에 제대로 해나가기 위해선 개강 전에 조금이라도 지식을 얻어야 하는데,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이번 칼럼에서 얻은 ‘습관 쌓기’를 시도해볼 셈이다.
위에서 구구절절 설명했듯, 나는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인간’으로 정체성이 변화하게 되었다.
여전히 공은 싫어하지만, 자전거와 무산소 운동은 좋아하니까.
개강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자전거를 탄 직후 도서관에 가볼 셈이다.
처음에는 그냥 흥미가 가는 도서를 읽고, 익숙해지면 코딩에 관련된 도서들을 읽어보겠다.
마침 집앞에 도서관이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이번 계기를 통해,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게임 개발자 지망생’으로 정체성을 변화해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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